퀀트(Quant). 금융·투자 글을 자주 보는 분에게는 익숙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직 낯선 단어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퀀트가 무엇인지, 트레이더와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코딩 없이 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지를 정리합니다.
왜 지금 퀀트를 알아야 하나
2017년, 골드만삭스는 주식 매매 트레이더 수백 명 중 소수의 엔지니어만 남기고 인력 구조를 바꿨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사람이 호가창을 보며 체결하던 일을, 시스템이 규칙대로 처리하는 쪽으로 옮긴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퀀트 운용사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수학자·프로그래머가 중심인 조직으로, 수십 년 동안 높은 연평균 수익률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은 대형 운용사와 헤지펀드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에게도, 규칙을 정하고 과거 데이터로 검증한 뒤 실행하는 방식이 더 흔해졌습니다.
사람이 매번 차트를 보고 판단하는 매매와, 컴퓨터가 같은 규칙을 반복 실행하는 매매는 속도와 일관성에서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퀀트는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투자 의사결정을 어떻게 내릴지의 문제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퀀트란 무엇인가
퀀트는 Quantitative(정량적인)와 Analyst(분석가)를 합친 말입니다. 수학·통계로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고, 투자 규칙을 찾아 으로 만들어 실행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쉽게 말하면, 개인 견해나 분위기 같은 주관에 기대지 않고 수치로 확인한 조건에 따라 투자하는 사람입니다. “오를 것 같다”가 아니라 “이 지표가 이 값을 넘으면 산다”처럼, 사전에 적어 둔 규칙이 매매의 기준이 됩니다.
숫자로 보는 예시
사과 장사를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는 가격이 더 오르면 팔 생각으로, 최근 3일 시세를 봤습니다.

3일 전 50원, 2일 전 100원, 1일 전 200원. A는 “오늘은 어제보다 더 비쌀 것 같고, 앞으로도 오를 것 같다”고 보고 오늘 사과 100개를 샀습니다.
이 판단의 근거가 과거 수치의 추세라면, 아주 단순한 형태의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주관적인 “느낌이 좋다”가 아니라, 관측한 데이터에서 규칙을 끌어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예시는 비약이 큽니다. 가격이 세 번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는 내일도 오른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실제 투자에서는 왜 올랐는지, 언제부터인지, 오늘 꺾일 요인은 없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한 가지 숫자만 보고 결론을 내지 않는 것이 퀀트 투자의 다음 단계입니다.
퀀트와 트레이더는 무엇이 다른가
퀀트라는 말보다 가 먼저 익숙한 경우가 많습니다. 금융 상품을 사고파는 일을 업으로 하던 대표적인 역할이 트레이더였고, 그 뒤에 알고리즘 기반 퀀트가 자리 잡았습니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매매 순간에 감정이 끼어들 여지입니다.
트레이더는 사람이 판단을 내립니다. 원칙을 세워 지키는 사람도 많지만, 급등·급락 앞에서는 “곧 오르겠지”를 떨치지 못하고 손절을 미루기 쉽습니다. 손실이 커진 뒤에야 원칙이 깨진 것을 알게 되는 이야기도 낯설지 않습니다.
퀀트는 미리 짜 둔 규칙에 따라 종목을 걸러 내고, 조건이 맞으면 매수·매도합니다. 사람이 호가창을 보며 마음을 바꾸는 과정이 빠져 있습니다. 손절 조건을 코드(또는 플랫폼의 규칙)에 넣어 두면,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가 실행을 막지 못합니다.
감정 없는 기계가 항상 이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규칙이 나쁘면 기계는 나쁜 규칙을 더 일관되게 실행할 뿐입니다. 퀀트의 핵심은 무오류가 아니라 규칙을 먼저 정하고, 그 규칙을 지키게 만드는 것입니다.
가장 쉽게 퀀트 시작하려면?
알고리즘을 처음부터 직접 짜려면 언어를 배우고, 데이터를 붙이고, 체결·리스크까지 구현해야 합니다. 시간이 넉넉하고 의지가 강하지 않으면 중간에 멈추기 쉽습니다.
트레이딩뱅크는 그 과정을 건너뛰고, 규칙을 조합해 전략을 만들고 으로 검증한 뒤 자동 매매로 실행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 백테스팅 페이지에서 조건을 조합해 나만의 전략을 만듭니다.
- 과거 시세로 백테스팅해, 그 기간에 같은 규칙을 썼다면 수익률·낙폭이 어땠는지 확인합니다.
- 어떤 규칙을 쓸지 모르겠다면 전략 마켓에서 다른 트레이더의 전략을 구독할 수 있습니다.
- 검증한 전략은 트레이딩 로봇으로 실제 주문까지 연결할 수 있습니다.
백테스팅은 과거 데이터로 전략을 시험하는 기법입니다. 과거에 잘 나왔다고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시중에 알려진 전략을 그대로 돌려 보면 기대보다 성과가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조건·기간·종목을 바꿔 가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규칙으로 다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셀 사이드와 바이 사이드 (심화 내용)
퀀트가 일하는 자리를 나누면, 크게 와 로 볼 수 있습니다.

셀 사이드는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를 팝니다. 바이 사이드는 그 상품을 사거나 보유해 고객·자산을 운용합니다.
셀 사이드 퀀트
셀 사이드 퀀트는 개발자에 가깝습니다. 금융공학·통계를 바탕으로 파생 상품의 가격과 리스크를 재는 모형을 만들고, 투자자가 쓸 계산 엔진과 도구를 만듭니다. 주로 투자은행·증권사에 있으며, 상품 판매 수수료가 수익의 한 축입니다.
간단한 예로 을 보겠습니다. 지금 주가가 100원이고, 1년 뒤 그 주식을 1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합시다.
- 1년 뒤 주가가 120원이면, 이 권리의 가치는 20원입니다.
- 1년 뒤 주가가 80원이면, 권리를 행사할 이유가 없어 가치는 0원입니다.
이 권리의 오늘 가격은 사칙연산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널리 쓰이는 모형이 모델입니다. 공식을 여기서 풀지는 않습니다.

ELS·DLS처럼 주가·파생과 결합한 증권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닫힌 공식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주가 100인 종목에 이런 조건이 붙을 수 있습니다.
- 100보다 오르면 고정 금리 3%
- 120보다 오르면 고정 금리 7%
- 140보다 오르면 고정 금리 15%
- 80보다 내려가면 하락 폭의 2배 손실

이런 상품의 가격을 재는 엔진을 만들고, 상품 자체를 설계해 다른 금융사에 파는 일이 셀 사이드 퀀트의 역할입니다.
바이 사이드 퀀트
바이 사이드는 이미 있는 상품과 알고리즘으로 가격 변동에서 수익을 내는 쪽입니다. 자산운용사, 보험사, 벤처캐피탈, 헤지펀드가 여기에 가깝습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목표는 같지만, 얼마나 오래 들고 있을지와 어떤 상품·전략으로 수익을 낼지는 회사마다 다릅니다. 몇 년을 보고 주식을 담는 곳도 있고, 초 단위로 사고파는 곳도 있습니다.
앞에서 본 ELS를 산다고 해 봅시다. 앞으로 30일은 오르고 그 뒤에는 내릴 통계가 있다면, 지금 매수해 30일 뒤 되파는 규칙을 프로그램에 넣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매일 시세를 보며 마음을 바꾸지 않도록, 알고리즘이 그 계획을 실행합니다.
여기에 처럼, 사람이 눈으로 따라가기 어려운 짧은 간격의 매수·매도도 컴퓨터가 맡습니다. 이런 실행 쪽이 바이 사이드 퀀트가 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투자은행의 파생 엔진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규칙을 정하고, 과거로 검증하고, 감정 없이 실행한다는 뼈대는 같습니다. 트레이딩뱅크에서 하는 전략·백테스팅·자동 매매가 그 뼈대를 개인 규모로 옮긴 것입니다.
감이 아니라, 규칙으로
퀀트는 월스트리트 직함이나 복잡한 수식이 아닙니다. 수치로 조건을 정하고, 그 조건이 과거에 어떻게 움직였는지 확인한 뒤, 호가창 앞에서 마음을 바꾸지 않는 투자입니다. 트레이더와 갈라지는 지점도 여기입니다. 매매 순간에 판단하지 않고, 매매 전에 선을 그어 두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할 일은 더 단순합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규칙을 하나 정하고, 으로 그 규칙이 과거에 어떤 수익률과 낙폭을 냈는지 보는 것입니다. 규칙을 처음부터 만들기 어렵다면 전략 마켓에서 이미 공개된 전략을 살펴보는 것도 같은 출발입니다.
